이 슈 칼 럼/스 포 츠

[해외축구]박지성의 끝나지 않은 도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8. 20. 06:00

박지성의 끝나지 않은 도전

QPR에서 첫 경기를 치룬 캡틴 박

 

2012년 8월 18일 오후 11시 아마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모두 티비 혹은 인터넷으로 한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2012 - 2013 프리미어리그의 개막과 박지성의 QPR로 이적 후 첫 리그 경기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떠난 것은 팬의 입장으로 슬픈 일이지만 팔에 주장 완장을 찬 채로 그의 모습을 매주 주말 저녁에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또 기쁜 일이기도 하다.

 

▲주장완장을 달고 데뷔전을 치루는 박지성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QPR이 프리시즌에서 보여 주었던 데로 측면에 배치 되지 않고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하며 공격적인 롤을 부여 받았다. 맨체스터 시절 박지성은 공격적인 모습보다 수비적인 모습에서 팬들과 언론에 부각 되어 왔다. 그에게 붙은 ‘수비형 윙어’라는 별명은 박지성의 활동량과 공격수 답지 않은 수비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을 최고의 수비형 윙어,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에게는 다소 어색한 포지션이다. 하지만 일본 J리그와 네덜란드 리그에서 박지성은 공격적인 역할을 맡았던 선수이다. 때문에 박지성의 커리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격형 미드필더의 포지션은 오랜만에 입는 옷 인 것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 할 당시에도 공격적인 모습의 박지성을 영입한 것이니 박지성의 공격적 능력에 대해서도 크게 의심할 여지는 없다.

 

▲머리를 감싸는 박지성 사진출처 : 중앙일보

 

 여기는 맨체스터가 아니다

이날 경기를 단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 해본 것이다. 여기는 맨체스터가 아니다. 언제나 리그 우승을 목표로 했던 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퀸즈파크는 강등 탈출을 목표로 하는 팀으로 맨체스터와 목표치 자체가 다른 팀이다. 이번 시즌 첫 경기에서 QPR은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 끔찍한 경기력을 보여 주었다. 시세는 경기내내 부진했고 타랍을 비롯한 공격진들은 이기적인 플레이를 하며 팀으로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디아키테는 전혀 포백을 보호하지 못했고 경기 템포를 끊어 먹기 바빳다. 그러나 QPR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진들의 조직력과 정신상태 였다. 첫 번째골 과 두 번째 골 모두 공을 안전하게 거두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점으로 이어 졌다. 파비우는 공격적인 모습에서도 수비적인 모습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아군의 수비진에 위기를 초래하는 모습은 다른 의미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골을 실점한 이후에는 포백 라인 모두가 자신들이 이 경기에서 해야 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수비를 하기 위한 열정도 노력도 두 번째 골 이후로 모두 사라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박지성은 어떠했는가?

박지성은 이날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과거 네덜란드 시절 이나 맨체스터 입단 초기 시절의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 후 호쾌한 슈팅은 이제 그의 몸 상태로는 불가능한 플레이이다. 하지만 중원에서 킬패스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 가고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의 패스를 커트하여 역습의 시발점이 되는 모습은 QPR에서 찾은 새로운 센트럴 팍이었다. 하지만 특색이 없었다. 강렬하게 팬들에게 어필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동료들에게 손으로 가르키며 패스위치를 지시하거나 움직임을 지시 하는 모습은 화면에도 몇 번 잡혔지만 동료들을 강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주장 박지성은 한국내의 그 위상만으로 선수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무게가 있었지만 QPR에서는 다르다 지브릴 시세, 보싱와, 라이트 필립스 같은 빅클럽을 경험하고 리그에서 잔뼈 굵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이끌어 나가라면 박지성은 경기 중에서나 외에서나 단호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QPR에서 박지성의 데뷔전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하며 끝났다. 비록 리그 첫경기 이지만 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을 의심하기 시작 했고 몇몇 현지 팬들은 전 주장인 조이 바튼을 그리워 하기도 한다. 서른을 넘어 축구선수의 황혼기를 맞아 가고 있는 박지성이 QPR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것인가. 팬으로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