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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슈 칼 럼/정치&경제

[경제] 속보이는 '반값 경제학'

반값경제학

 

더워진 날시 탓에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찾는다. 그래서 슈퍼를 찾으면 으레 붙어 있는 문구. "아이스크림 50%할인"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이러한 문구에 익숙해졌고 실제로도 절반이나 그 이상 할인받은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했다. 편의점에서는 권장 소비자 가격을 주고 사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0%정도 할인을 받는 제휴카드를 사용하거나 두 개를 사면 하나는 공자로 주는 '2+1행사' 등을 통해 실제로는 5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아이스크림을 구매한다. 현재는 자율가격표시제(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도입되어 대형마트에서는 50%할인이라는 문구를 써 놓지만 일반슈퍼에 가면은 아직도 50%할일이라는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스크림을 제값주고 사 먹는 다는 것은 바보소리 듣기 딱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요즘에는 아리스크림 이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50%할인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났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쇼셜커머스'가 그 것이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가 많이 모이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이윤을 조금만 남기더라도 좋은 물건을 많이 팔아 이득을 남기는 소위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한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외식업뿐만 아니라 문화와 관광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그래서인지 제값을 주고 이용하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쇼셜커머스, 이 둘은 50%할일이라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과연 이렇게 싸게 팔아도 이윤이 남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빙과업체와 소셜커머스 업체의 속을 들여다보면, 아이스크림의 경우 과도한 경쟁과 덤핑, 그리고 가격 후려치기로 인해 납품업체가 적자를 면치 못 하고 있다. 그래서 부풀려진 판매가격과 본사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기형적인 유통구조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슈퍼 주인에게 2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의 경우에는 750원 정도에 납품하기 때문에 50% 할인한 1000원에 판매하더라도 250원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빙과업체에서 판매량에 따라 마트에 지원하는 지원금이 있는데 이를 통해 마트는 적자를 만회하고 있다. 예를 들어 B슈퍼가 A업체의 아이스크림을 3000만원을 파는 조건으로 지속적인 납품 계약을 맺는다면 A업체는 B슈퍼에 총 판매 금액의 10%인 300만원을 지원금으로 준다. 이를 통해 A빙과업체는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고 B슈퍼는 지원금을 받아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소셜커머스도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업체는 적자구조 속에서도 광고효과를 믿고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MBC 불만제로(2011년 3월 2일 방영)' 반값 할인 쿠폰의 두 얼굴' 을 보면 업체들은 적자를 면하기 위해 소셜커머스에서 결제한 쿠폰을 가지고 음식을 주문하면 정량보다 적게 줄 뿐더러 서비스 및 전반적인 부분에서 제값을 주고 먹는 사람보다 형편없었다. 이는 생산자는 다다익선으로, 소비자는 싼 값에 물건을 구매한다는 원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결국 소셜커머스로 이익을 남기려고 하면은 원가를 높여 할인율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원가는 그대로 놔둔 채 할인율을 낮게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마케팅전략의 일환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으로 전자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은 결국 판매가격의 상승을 일으키고 이는 물가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장사하는 사람이 "이렇게 싸게 팔면은 우리는 밑지고 파는 겁니다"라고 한다면 믿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영업을 하는 쪽에서는 어떻게든 이윤을 남긴다. 반값, 50%할인, 모두 좋지만 이러한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으로 인해 양이 줄어들고 나빠지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왜곡된 할인판매를 막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 나은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는 무조건 싼 가격을 찾기보다는 제 값을 주고 소비를 하고, 생산자는 이러한 소비자를 제대로 된 상품을 판매한다면 서로가 웃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