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대표팀 감독을 맡은 홍명보 감독과 그를 보좌할 코치진의 모습
[출처 : Best Eleven]
오늘 밤 7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동아시안컵 한국의 첫 경기가 열렸다. 이 날은 홍명보호의 공식 첫 출범 날이기도 했다. 결과는 득점없이 0대0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되었고 이 날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고있던 한국대표팀은 종료휘슬이 불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기를 토대로 홍명보 호를 전격 분석해본다.
이전의 대표팀과는 완전히 변화한 축구전술
그러나 아직 보완할 부분들이 보여
▲ 호주전을 앞두고 필승을 다지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출처 : 아시아경제]
지난 최강희 호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젊은 세대의 선수들 그만큼 투지 넘치고 빠르고 창의성 넘치는 플레이로 보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라던지 호흡을 맞추어가는 부분, 해외파가 합류하지 않은 점에서 아직은 보완점이 많아 보인다. 선발 라인업을 먼저 살펴보겠다. 전체적인 포메이션은 4-2-3-1로 홍명보 감독이 이전부터 선호하던 포메이션을 유지하였다. 골키퍼에는 붙박이 주전 정성룡이 선발 출전 하였고 수비에는 중앙에는 청소년 대표시절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홍정호, 김영권 라인에 양 사이드에는 오른쪽에 김창수, 왼쪽에는 깜짝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였다. 미드필더 진에는 포항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이명주와 서울 중원의 지휘자 하대성이 중원 미드필더로 출전, 왼쪽에는 서울의 새로운 바람 윤일록, 오른쪽에는 FC서울의 고요한이 출전하였고 2선에서 스트라이커를 받치는 임무는 전북의 살림꾼 이승기가 맡았다. 이번 홍명보 호에서 공격의 톱에는 성남의 공격수 김동섭이 출전하였다. 전체적으로 A매치 출전 경험이 적어 꽤나 불안해보일 수 있는 라인업이었으나 예상 외로 선전하였고 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을 맡을 당시 말하던 것은 '한국형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 한국형 축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날 선발한 선수들은 정성룡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의 선수가 정성룡의 A매치 출전 수와 비슷하다. 이처럼 경험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투지+속도'의 한국형 축구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안착이 된 모습이었다. 빠른 공격전개와 활발한 방향전환으로 경기장을 굉장히 넓게 쓰며 빠른 수비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상대방에게 공격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크로스의 정교함이 떨어져 위력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상대의 순간적인 역습에 상당히 애를 먹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당히 애를 먹는 모습,
그러나 김진수의 발견과 김창수의 성장은 눈에 띄어
▲ 호주전 크로스를 올려주는 김창수(좌)와 호주수비를 가볍게 제치는 김진수(우)의 모습 [출처 : 뉴시스, MK스포츠]
수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공을 빼앗기는 순간, 빠른 수비전환과 동시에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협동 수비와 강한 압박으로 호주의 공격을 틀어막은 것은 마치 박지성과 이영표가 있던 조광래 호의 초기 모습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 당시의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전반 30분이 지나도록 호주가 슈팅을 단 한 차례도 쏘지 못할 만큼 강력한 수비였다. 하지만 고질적인 세트피스에서 깔끔한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으며, 공격에 치중됬을 경우, 순간적인 호주의 역습에 상당히 애를 먹는 모습에서 아직은 완벽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허나 11명의 선수가 위치선정에 탁월한 모습을 보이며 넒은 상암구장의 그라운드를 꽉 채우는 모습이었다. 특히나 이 날 수비로 나선 선수들 모두 정성룡 골키퍼가 화면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두 명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바로 A매치 데뷔전의 김진수와 떠오르는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이다. 특히나 A매치 데뷔전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김진수의 활약은 눈부셨다. 상대방의 수비 타이밍을 뺏으며 올려주는 크로스, 안정적인 수비, 왼쪽 공격의 윤일록과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좋은 타이밍의 공격전개는 기존의 측면 수비수들을 위협하기에는 충분했다. 특히나 공격타이밍과 정교한 왼발킥은 한국 대표팀에 새로운 옵션을 달아주기에 충분한 실력이었다. 하지만 A매치 데뷔라는 긴장감 탓인지 상대방의 수비 타이밍을 뺏으며 크로스 올리는 타이밍은 좋으나 그 정교함이 상당히 떨어졌다. 이번 경기에서 좌우 통틀어 상당한 수의 크로스가 올라왔으나 슈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주 미비했다. 하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보여준 김진수의 왼발 킥은 기성용 못지 않게 정교하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로 보여진다. 이에 비해 김창수는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수비수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오른쪽 수비에 비해 과도한 오버래핑과 어처구니 없는 크로스로 공격능력과 수비능력 모두 의심케 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김창수의 활약은 그 동안의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수비에 안정화를 두면서 오버래핑을 할 경우 크로스까지 공격의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완수했다. 특히나 지난 런던 올림픽보다 크로스의 정교한과 타이밍이 매우 좋았던 경기였다. 이러한 수비의 새로운 옵션과 안정화는 홍명보호의 출항에 청신호탄에 불을 붙였다.
90분 내내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김보경, 이근호의 빈자리 느낄 수 없었다.
윤일록, 이승기, 이명주, 하대성, 고요한 해외파 못지 않은 국내파 '우리도 프로다!'
VS
▲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김보경, 이근호 (좌), 이승기, 고요한, 윤일록, 이명주, 하대성 (우)의 프로필 사진
[출처 : 네이버 인물]
기존의 해외파 중심의 허리 라인에도 변화와 경쟁의 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국내파 윤일록, 이승기, 이명주, 하대성, 고요한의 맹활약 때문이다. 공격 전개에서 빠르게 주고받으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른 방향 전환으로 상대를 교란시키는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빠른 공격전개와 그라운드를 굉장히 넓게 쓰며 90분 내내 주도권을 쥐게 한 핵심적인 엔진 역할을 미드필더진에서 보여준 것이다. 이 뿐아니라 이번 홍명보 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강한 압박도 미드필더 진 역시 인상깊게 보여주었다. 공격전개를 하다가도 공이 뺏기면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여 압박을 가하고 공을 뺏는 순간 공격전개로 넘어가는 모습은 호주의 공격진을 무력화 시켰고 상대의 수비진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나 2선에서 이승기와 윤일록의 활약은 국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공격옵션의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하기 충분하였다. 주고 받으며 들어가는 플레이, 공을 잡는 순간 빈 공간의 동료에게 내주는 패스, 수비 타이밍을 뺏어 올리는 크로스, 강하고 정교한 슈팅은 오늘 경기 내내 상대 수비진들을 괴롭혔다. 특히나 윤일록은 신인 답지 않은 과감한 크로스와 강력한 슈팅, 깔끔하고 정교한 패싱플레이로 한국의 새로운 공격옵션의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나 왼쪽 측면 공격수의 부재를 앓던 우리 대표팀에 고충을 덜기에 충분했다. 과거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가 뿜어내던 왼쪽 측면의 아우라가 최근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김진수와 윤일록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그에 뒤쳐지지 않는 맹활약을 보이며 앞으로의 돌풍을 예고하였다. 하지만 공격전개에서 중간차단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고 그때마다 수비로 다시 공격전개를 풀어가지만 이는 현 국가대표팀이 풀어야할 과제이며, 특히나 크로스에서 슈팅까지 이어질 수 있는 효과적인 공격법이 필요하다.
많은 슈팅 수와 유효 슈팅 수 그에 비해 결과는 무득점 경기
확실한 마무리 스트라이커 필요, 해결책은 박주영?!
▲ 득점 후 세레머니를 하는 박주영의 모습 [출처 : 셀타비고 페이스북]
압도적인 경기 지배력, 많은 슈팅, 유효슈팅 수 그러나 결과는 무득점, 참 아이러니하다. 경기를 지배하는 팀이 승리를 하는 것은 당연할 터인데 그렇지 않았다. 김동섭과 김신욱은 원톱 스트라이커로서 준수한 활약은 펼쳤으나 가장 기본적인 스트라이커로써의 임무인 득점을 못하였다. 오히려 윤일록과 이승기가 파괴적인 공격력을 보였다고 할 정도로 초라한 움직임이다. 아직 해외파가 합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나 골결정력 부족은 우리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빠른 시일에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명보 호의 유력한 원톱후보는 박주영이다. 홍명보 감독의 박주영의 신뢰는 대단하다. 박주영이 빠른 시일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한다면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굉장히 좋은 원톱카드가 박주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의 후보에는 손흥민과 지동원, 이근호 역시 원톱에서 뛸 수 있는 자원들이다. 하지만 박주영에 비해 원톱 자리에서의 무게감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김동섭과 김신욱 등 이 외에도 많은 한국산 공격수들이 많이 있다. 그렇기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 기다림의 미학도 필요한 것이다.
드디어 베일 벗은 '한국형 전술', 그 결과는 성공적인 전술
데뷔는 합격점, 그러나 해외파와 국내파의 호흡과 단합이 관건
▲ 호주전이 끝난 후 벤치에 다가와 인사를 나누는 선수단의 모습
[출처 : 아시아경제]
홍명보 호의 데뷔전은 비록 무득점에 비긴 경기였으나 합격점을 줄 만하다. 그가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로 하면서 언급했던 '한국형 전술'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좋은 평을 줄 수 있을 듯 하다. 아직 불안 요소들이 있으나 앞서 언급한 보완부분들은 시간에 따라 호흡을 맞추어 가다보면 언젠가 사라질 수 있는 요소들이다. 즉, 많은 경기 경험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호에 점수를 주자면 100점 중 7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국내파 위주로 상당한 경쟁력을 보인 점과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효과적인 전술이 70점을 만들었으나 아직 골결정력 부족을 해결하지 못한 점, 해외파들이 합류를 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할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와 불안한 위험요소를 아직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기 애매하다. 확실한 것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국내파 신인들의 맹활약은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을 예고했으며, 해외파들의 무조건적인 국대 주전의식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 구자철 못지않은 이명주와 하대성, 지동원, 이청용, 김보경 못지않은 윤일록, 고요한, 이승기의 맹활약은 부동의 주전이 없는 국가대표의 무한경쟁의 신호탄을 쌓아올리게 했으며 홍명보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과연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상당히 기대된다. 항상 대표팀 감독 자리가 바뀐 후, 초기의 경기력은 좋았다. 허나 홍명보 호는 이전의 대표팀과 달리 몇몇 선수에 의존하는 전술이 아니기에 꾸준한 경기력을 보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홍명보 호의 성공적인 출항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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