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준결승 웸블리에는 힐스보로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96개의 자리를 비웠다.
(사진출처 : http://uk.reuters.com/article/2014/04/12/uk-soccer-england-hillsborough-idUKBREA3B0BD20140412)
프리미어리그 34R 일정표를 보면 의아함이 먼저 든다. 가장 상업적인 리그라고도 알려져 있는 프리미어리그(아시아권 시청자를 위해 다른 리그에 비해 이른 시간에 킥오프를 한다)의 일정표에 오류가 난건 아니다. 보통 프리미어리그의 킥오프 시간은 정시 정각, 30분, 45분이지만 모두 37분, 07분에 시작한다. 이것은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뿐 아니라 축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참사가 연관돼있다.
영국축구의 문화를 바꾼 힐스보로 참사
19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셰필드에 있는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 간의 FA컵 준결승전이 열렸다. 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25,000여 명의 리버풀 팬들이 찾아왔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이들이 몰려 킥오프 이후 96명이 압사한다. 일명 ‘힐스보로 참사’다. 이 내용만으로는 단순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이야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게다가 이 사건 이후 영국의 모든 스타디움에는 기존의 입석 형태가 아닌 좌석 형태의 좌석을 갖추고, 보호 철망을 철거하게 됐다.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
경기 시작 30분 전쯤 약 5,0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수의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몰렸다. 사고가 날 것을 우려한 경찰은 출구로 사용하던 일부 문을 개방하였다. 이 때문에 수천 명의 관중들이 몰리게 됐고 경기장 중앙부에는 이미 엄청난 수의 관중들이 있었다. 터널 뒤쪽에 있던 사람들은 앞의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계속해서 앞사람을 밀었고, 이는 입석 앞쪽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이 됐다. 평소에는 수용 한계 인원에 다다르면 경찰 또는 직원이 터널의 입구에 서서 진입을 막고 다른 곳으로 입장하도록 안내했지만, 이 날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 이유는 여전히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ck04114?Redirect=Log&logNo=130166719000 )
힐스보로 참사의 진실
이 참사에 대한 당시 영국의 입장은 리버풀의 훌리건들의 잘못인 것으로 판결이 났다. 이에 희생자들의 유가족은 지속적인 재수사를 요청했지만 어째서 인지 모든 재판 기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9년 ‘힐스보로 독립 패널’단체가 조금씩 진실을 알게 됐다.
힐스보로 독립 패널 단체는 당시 경찰의 대응과 응급 처치가 빨랐더라면 최대 41명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고, 경찰들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사망자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와 범죄 이력을 확인하는 데만 집중했었다는 사실 역시 밝혀졌다. 경찰과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어빈 패트닉은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일삼았고 'The sun'은 이를 인용해 ‘The truth’라는 헤드라인을 1면에 게재했다.
▲ 'The sun'의 'The truth'
[출처] : [Liverpool] 리버풀, 힐스보로 참사 (Hillsborough disaster)| 작성자 MD
2012년 진실이 모두 공개됐다. 당시의 비밀문서가 공개됐고, 경찰이 일부 진술을 고의로 누락시키고 위증하였다는 것과 의도적인 거짓 보도의 소스가 누구였는지가 공개되면서 진실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더 선'의 편집장은 기사의 제목을 '거짓말'로 했어야 했다며 사과했고 정부 차원의 사과를 전달하기 위해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 역시 잘못을 인정했다. 이 대형 참사의 사망자는 96명이었으며, 766명의 팬들이 부상당했고, 300여 명이 입원하였다. 게다가 사망자 중에는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의 사촌 형도 포함돼있다.
경기 전과 그 후
7분의 시간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은 발생했지만 주심이 바로 경기를 멈추지 않았고 6분간 경기가 진행된 후에야 경찰의 요청으로 주심이 경기를 멈추었다(여기서 다시 당시의 경찰이 무능하다는 것을 나타난다). 이로써 경기는 6분을 늦게 시작 1분간의 묵념 뒤 경기가 시작된다.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는 카드섹션을 준비했고 ‘Dear to dram, will to win'이라고 적혀진 비행기가 리버풀 대 맨시티의 34R 킥오프 10분 전 안필드 상공에 떠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21일 리버풀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안필드에서 추모 자선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스토크 시티, 셰필드 웬스데이, 헨스퍼트 타운 등등 많은 영국의 경기장엔 96명의 희생자의 자리를 비워 놓고 그들을 추모했다.
▲ 맨시티전 승리 후 눈물을 보인 제라드
(사진출처 : https://twitter.com/liverpool_kr/media)
경기결과는 2:2 상황에서 필리페 쿠티뉴(브라질)의 결승골로 리버풀의 3:2 승리였다. 이날의 결과로 리버풀의 원클럽맨(한 구단에서만 뛴 선수)이자 주장인 제라드의 염원 리그우승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 졌다. 누구보다 기뻐했어야 할 제라드였지만 팀원들을 불러 다독이며 다음경기에 집중을 하라고 당부했지만 제라드 역시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 했다. “난 샹클리 게이트 바깥 새워진 차가운 비석 한켠 새겨진 사촌형의 비석을 볼 때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라는 제라드의 말에는 사촌형의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유인종 (enjoy179@naver.com)]
[자료참조]
http://ko.wikipedia.org/wiki/%ED%9E%90%EC%A6%88%EB%B2%84%EB%9F%AC_%EC%B0%B8%EC%82%AC
http://www.goal.com/kr/news/1791/commentary/2012/09/18/3384147/%EB%8C%80%EC%B2%98-%ED%9E%90%EC%8A%A4%EB%B3%B4%EB%A1%9C?source=breakingnews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404110100127550008080&servicedate=20140410
http://blog.naver.com/kmdo_2000?Redirect=Log&logNo=2077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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