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권력은 숨는다
사랑, 우정, 액션을 중심으로 인물간의 갈등의 스토리를 전개하는 미니 시리즈를 좋아하는 주위 또래와 달리 필자는 사극을 좋아한다. 특히 극중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가진 국왕이 그를 대항하는 이들을 처벌 할 때 그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그 시대는 법위에 국왕이 군림하던 군주제 시대이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가 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시대는 권력자가 법위에 군림 할 수 없는 법적, 사회적, 정치 제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대다수가 민주주의 의식이 확립되어 권력을 가진자들이 구시대적인 행위를 한다해도 국민들은 손 놓고 구경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볼 수 없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대 권력은 사라진 것일까? 답을 먼저 말하자면 권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교육과 감시를 통해 권력을 의식하여 자신을 통제한다. 과거 군주제는 국왕이 말하는 그것이 법이고 그것이 곧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사람이 아닌 법의 지배를 받는 법치주의를 지향한다. 우리는 법을 준수하고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주로 교육을 통해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 기본교육인 초, 중, 고등학교를 살펴보면 학생들에게 학칙을 강요하고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면 처벌을 받는 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러한 교육이 학생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할 때 직장이나 사회와 제도에 대한 불만과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현실에 수긍하는 삶을 살게 하고 ‘권력’=‘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내면화를 통해 컨트롤 하게 만든다. 내면화는 과학기술이 발달 할수록 더욱 심화된다. 범죄예방과 해결을 위해 설치된 CCTV,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 등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특정인의 행동을 감시하고 위치를 추적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감시권력을 의식하여 자신의 본연행동을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감시권력이 실제로 행해질까? 필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적군의 통제 위해 번법행위를 한 이번 MB정부의 민간인 사찰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이번 민간인 사찰파장이 발생했을 때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신도 권력에 감시를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기서 왜? 현대권력이 숨어야 되는지를 알 수 있다. 바로 정의,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중요시 하는 사회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현대권력은 숨어야 그 권력을 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숨는 것이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교육적으로는 권력에 대한 도전을 하지 않게 하며 과학기술의 발달로는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면화하여 권력에 대한 도전을 사전통제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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