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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e스포츠] 역사가 된 게임 스타크래프트, 이제는 추억속으로...

역사가 된 게임 스타크래프트, 이제는 추억속으로...

'PC'라는 생소한 단어가 새로운 세대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채팅이라는 문화가 점차 자리잡고있던 1990년대 후반, 신세대는 물론이고 기성세대까지 컴퓨터 앞으로 끌어들이는 이러한 문화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또 다른 하나의 문화현상이 등장했다. 바로 당시로서는 익숙하지 않았던 미국의 게임회사 '블리자드'에서 발표한 신작 게임 '스타크래프트'이다.

 

 

문화를 바꾸어 버린 스타크래프트

당시로써는 흔치 않았던, 게임을 설명하는 방대한 배경과 스케일, 당시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그래픽,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성 등을 앞세워 스타크래프트는 한국 게임시장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게임팬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러들였다. 당구장으로 대표되던 신세대의 게임문화가 PC방의 등장으로 서서히 기울어갈 때와 시기를 같이하여 등장한 스타크래프트는 당구장의 여가를 즐기던 인원들을 싹쓸이 하여 PC방에 앉히는 기현상을 보여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PC방 없는 동네는 찾아볼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지금의 직장인, 학생들의 대화가 스포츠, 연예인, 연애 등의 주제에 맞추어져있다면 당시의 대화 주제는 대부분이 스타크래프트 혹은 컴퓨터에 관한 이야기였다. 당시로는 극히 드물었던 여성게이머들 또한 스타크래프트는 컴퓨터 앞으로 불러모았고 이들을 남성들과 공통된 취미를 공유하는 동지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국내최초, 아니 세계최초의 게임리그의 등장!!!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에 힘입어 기업들은 자사의 타이틀을 내건 각종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했고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갖가지 신문화가 등장했다. 모두의 존경을 받으며 게임의 신으로 불리던 쌈장(이기석)과 같은 실력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게임전문 TV채널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후 확장팩(Brood War)을 출시하여 더욱더 넓은 팬층을 확보하게 된 스타크래프트는 희망찬 새천년을 외치며 시작된 2000년, 드디어 한국에서 스타리그를 출범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초,중,고, 대학생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프로게이머를 꿈꾸게 될 만큼 스타크래프트는 우리 생활 전반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여느 스포츠에 뒤지지 않는 인기와 화제성, 스타리그

일회성으로 그칠것만 같았던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이후로도 쉽게 식지않았다. 스타리그가 여성팬층까지도 아우르는 팬층을 거느리게 되고, 임요환을 비롯한 여러선수들이 해외에서의 선전을 보여주면서 스타크래프트는 더이상 새로운 문화현상이 아닌 일상생활로서 자리하게 되었다. 스타리그가 정착한 이후에도 전설의 라이벌 임요환 홍진호의 임진록, 천재테란(이윤열), 황제(임요환), 괴물(최연성), 퍼펙트테란(서지훈), 투신(박성준), 몽상가(강민)와 같은 별명들을 양산하며 스타리그는 더욱 흥미진진한 경기를 요구하는 팬층을 만족시켰다. 이후로도 향상된 실력과 매번 발전하는 빌드를 가지고 게임팬들을 찾는 선수들에게 팬들은 더욱더 매료되었고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스타리그는 항상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 곁을 찾아오게 된다.

과거 10개에 육박하는 팀을 거느리던 스타리그는 현재 거듭된 재정난과 게임자체에 대한 팬층의 감소로 인해 8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스타2가 출시된 이후 스타리그 운영진은 스타1리그에서 스타2리그로의 전환시점을 논의한 끝에 다음달 4일 허영무(삼성전자)와 정명훈(SK텔레콤)의 티빙스타리그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스타리그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단순한 게임이 아닌 게임산업을 주도한 게임계의 거물

스타크래프트를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추억의 게임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이 너무나 많다. 우선 당구장 만으로 대표되던 과거 기성세대의 문화현상을 PC방 문화로 변화시켜 대한민국을 IT강국으로 이끄는데 한 몫을 차지했다. 큰 역할을 하지는 못 했을 지언정 어느 정도 일조는 했다고 인정할 수 있겠다. 또한 스타크래프트는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일류를 지향하고 있는 K-POP과 더불어 한국게임산업이 세계일류로 발전할 수 있는 과정속에서 초석을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수많은 사업자들은 게임산업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산업계에서 스타크래프트라는 대작의 성공을 보고 자신의 계획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혀나갔을 것이며 이는 리니지로 대표되는 NC소프트, 카트라이더의 NEXON과 같은 한국형 게임기업들이 세계적인 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한국이라는 생소한 나라에 물건너와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안겨준 스타크래프트. 이제는 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추억의 게임이라는 기억속의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겠지만 그것이 남겨준 행복했던 기억들과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현상은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으로써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