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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s를 위한 컨텐츠/리뷰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출처: yes24)

 

 

리 떠나서야 겨우 마음이 편하니 이상한 사람.

바람 많은 날이면 펄펄 더 자유로울 수 있으니 다행인 사람.

걷기, 콜롬비아 커피, 눈, 피나 바우쉬, 찬 소주와 나무 탁자,

그리고 삿포로를 좋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넘치는 사람.

아무 정한 것도 없으며, 정할 것 또한 없으니 모자란 사람.

 

이병률 작가는 그런 사람이다.

 

 

 

 

 

 

 

어느 날 이병률 작가의 "끌림"을 읽었다.

제목처럼 끌려서 읽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이끌리 듯 그날은 카메라를 들고 이병률작가처럼 여행을 갔던 것 같다.

물론 가까운 곳으로.

 

이병률 작가는 그런 작가다.

어렵지 않은 글로 어렵지않게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이책은 더 의미있다.

기다리고 기다렸다.

 

 

 

 

 

 

 

 

 

 

7년 만에 나온 『끌림』의 두 번째 이야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그동안 여전히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어김없이 돌아왔다.

변하지 않은 건 ‘사람’.

혼자 떠난 여행에서도 늘 ‘사람’ 속에 있었으며,

‘사람’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과 ‘사람’을 기다리는 쓸쓸하거나 저릿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이 결국 사람의 마음이라는 말은 그래서 맞다.

(출처: yes 24 책소개)

 

 

 

이 책은 결코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가 걸은 길을 그저 마구잡이로 찍어댄 사진집도 아니다.

알아듣지못할 언어로 시를 그저 읊어대는 시집도 아니다.

 

이 책은 시를 읊으며 길을 걸으며 사랑을 노래하는 이병률의 이야기이다.

 

 

 

그가 지났던 길과 그가 들어갔던 가게 그가 만났던 사람들을 재미있게 적어내려간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힐링이 된다.

누군가 책 추천을 해달라고 한다면 당당하게 이 책을 말하곤 한다.

"어렵지 않게 읽어도 된다"

"부담갖지 않아도 좋다"

"일년이고 이년이고 걸려도 좋다 그냥 읽으면 된다"

라고 말할수 있는 나의 유일한 책이다.

 

 

너무 깊지도 너무 얕지도 않다.

 

 

그래서 이병률이겠다.

 

 

 

 

 

 

 

작가의 이 여행노트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대단하고 거창한 여행기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의 일상과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 이야기 날것 그대로임을 알게 해준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작정하고 책상에서 앉아 깔끔하게 정리하고 쓴 글이 아니라, 어느 나라 어느 길 위에 걸터 앉아서 혹은 어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그것도 아니라면 낡은 침대에 몸을 누이고 그렇게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일 테다. 그 정제되지 않은 듯 생동감 넘치는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때 그곳의 공기를 함께 호흡하게 한다.
먹고 버린 라면 봉지에 콩을 심어 싹을 틔운 인도 불가촉천민들,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오히려 절반만 받겠다는 루마니아 택시 기사, 비행기가 좋아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 떠나거나 돌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혼자 다녀온 홍콩을 그대로 여행해보는 아들, 인터넷 랜선을 들고 숙소 꼭대기층까지 걸어 올라온 예멘의 청년 무함메드 등,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슬라이드 필름 돌아가듯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이번에도 역시나, 『끌림』과 마찬가지로 목차도 페이지도 없다. 그러니, 순서도 없다. 책의 어느 곳이나 펼치고, 전 세계 어딘가 쯤에서 작가의 카메라의 셔터가 잠시 쉬었다 간 곳, 그리고 펜이 머물다 간 곳을 따라 함께 느끼면 된다. 그곳이 바로 시작점이기도 하고, 종착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여행이 그러하듯이.

(출처  YES24 책소개)